서촌, 2018년 가을

2018. 10. 7. 02:34Diary

 요즘 높고 맑은 하늘을 보면서 가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드는  '아, 이거 가을이니 나도 안 하던 짓이라도 해볼까' 라는 생각에 뭔가 호젓하고 고풍스러운 막걸리집을 가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종로의 달의뒤편, 안국역의 푸른별주막 같은 곳이 또 있지 않나 싶어서 네이버에서 '서촌 막걸리'를 검색하게 되면서 이 얘기가 시작됩니다. 헉헉헉 (걍 낯선 곳에서 술 마시고 싶어서 검색했다는 얘기)


2018 가을, 서촌 답사기

시작은 막걸리였습니다. 요즘 왠지 외국인 직원들에게 막걸리를 소개해 주는데, 강남쪽은 갈 만한 곳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뭔가 외국인들에게도 멋진 (그리고 나에게도 좋은) 막걸리집을 검색해 봤습니다.

우선 좀 놀아본 종로, 안국동을 빼고 낯선 곳을 검색했는데... 마침 딱 생각난 경복궁 근처의 동네가 서촌입니다. 가끔 지나다녔지만 제대로 가 본 적 없는 그 곳. 캬~


가능 방법

지하철을 추천합니다. 왜냐? 술 마실거니깐 (저는 술 마시러 가는데 차 가져가는 놈이 아닙니다) 그리고 운전하기 귀찮고, 주차하기 어려우니깐.

서촌을 가신다면 지하철 광화문역이나 경복궁역에서 걸어가면 가깝습니다.  


광화문역에서 내려서 경복궁역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
평일과 다른 주말의 분위기, 이 정도 밀도면 쾌적하지만 그러면 세상 망하겠지?


아, 이런 풍경을 원했지


요즘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서 어흠흠흠. 거 이런데 빌딩 하나는 얼마나 하나?


'잘빠진 막걸리' - 후기

일단 네이버에서 검색해 본 '잘빠진 막걸리'를 찾아갔습니다. 뭐, 검색하면 바로 나오니 찾아가는 법은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 보시고, 짧게 얘기하자면 경복궁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시계로 재보지 않았지만 하여간 가깝습니다)

평일은 오후 3-5시 쉬는 시간이지만 주말*휴일은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도 대기줄이 있어서 놀랐는데 다들 저 같은 뜨내기로 보였음. 헤헤헤


한상정식을 시키면 이것저것 먹어 볼 수 있어서 그걸로 시켰는데 만두전골 드시는 테이블이 몇 개 있더군요. 왠지 단골의 포스를 풍기면서...


짜란, 내 관심사는 서두에 밝혔듯이 술


막거리는 장수 막걸리인데 안 팔아요. 알럽 로이킴. (전 당신의 서울 막걸리를 사랑합니다.)
암튼 막걸리는 어지간한 것을 다 마셔본지라 낯설은 전통주 샘플러로 시켰습니다. 아, 꿀떡꿀떡 마시고 싶다.


샘플러 깔개에 각 술의 소개가 적혀있습니다. 아오, 이뻐라.


막국수에 전복이 똭! 허니 올라가 있습니다. 
메밀은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맛 본 함양 솔송주, 나이가 들면 솔향이 좋아진다는 누군가의 얘기에 '음, 그래서인가? 제일 맛있네'라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통인시장' 후기

TV에서 많이 본 기름 떡볶이를 먹으러 갔습니다. 

드뎌 가본 통인시장, 먹어본 기름떡복이.
기름이 진짜 막 흐름. 정직한 네이밍.

입구에서 엽전을 팔더라구요, 기름 떡볶이만 먹을거니깐 필요 없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기름떡볶이 1인분은 현금 3천원인데 엽전으로는 1천원 입니다.

기름 떡볶이를 파는 집도 2군데니 잘 알아보고 가세요. 


서촌 골목 후기

서촌 골목을 구석구석 걸어다니다가...


막힌 길도 다니다가...


저 큼직한 단독주택은 얼마인가...아, 괜히 알고 싶다. 모름지기 꿈을 가져야 이룰 것 아닌가.


네, 저 궁궐같은 집은 예상가 50억 (부동상에 붙어 있는 시세로 책정한 무책임한 나의 발언)


다음엔 사러 오겠습니다. 50억 들고.


이런 이쁜 동네라면 자그마한 집에 살아도 행복할거 같죠?


지천에 술집이 널렸있고,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골목들.


하지만 왠지 햇빛 받고 싶고, 어깨쭉지 펴고 싶어서 맥주 한 잔 때릴 루프탑을 찾았는데 없더라구요. 


근처에서 찾은 루프탑

경복국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서 찾은 곳

뚝따락뚝딱 만든 동영상, 역시 편한 Quick 앱


이런데에서 막걸리를 때리고 싶었지만... 흑흑흑


취하지 않았지만 흔들린 샷, 솔직히 사진 찍는 것도 부지런해야 합니다.


해지는 경복국, 광화문



서촌, 이쁜 동네였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고 살려서 개성있는 거리로 남길 바랍니다. 세상 사람 얼굴 다 똑같음 재미없듯이, 강남과 신도시 건물에 질린 현대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예쁜 거리로 남기를... 

진짜 서촌의 단독주택 하나 사고 싶네. 근데 로또 1등도 요즘은 13억 정도 받던데... 로또 1등이 되도 못 사는 집이라니... 주택값 거품은 정말 심한 듯. (갑자기 뭔 소리냐구요? 걍 집을 못 사서 하는 한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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