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낯선 사람,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 김도훈, 한겨레 출판

2023. 6. 28. 18:33MEMO

남자들의 이상형은 낯선 여자다. 아마도 유전자 깊이 새겨진 종족번식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여자에게 낯선 사람은 경계와 호기심의 대상이다. 정리하자면 낯선 사람은 남자에겐 호감, 여성에겐 기대를 할 수도 있는 존재로 정리할 수 있으며 공통 키워드를 뽑자면 기대주가 어떨까?

이 책은 어쩌면 우리가 알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알기 힘든, 성공과 실패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원히트로 반짝한 가수, 한 때 잘 나갔던 헐리웃 흥행감독이지만 지금은 내밀만한 영화 하나 없는 감독, 샤넬 넘버 5의 제작자 등 26명의 소위 잘 나가다가 확 꼬꾸라진 사람들, 또는 뒷 편에 감춰진 사람들 사연이 소개된다. 한 때 잘 나갔으니 혹자는 아는 사람들이 몇 명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소개

아마도 나랑 비슷한 나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정 연도와 사건, 취향이 왠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조금 뒤져보니 진짜 몇 개월 차이난다. 그래도 띠가 다르니 형님이시네요. 전 용띠랍니다~

 

 

 

주요 내용

첫 등장 인물부터가 재밌다. 이 글을 볼 정도의 사람이라면 제인 구달을 알 것이다. 원숭이 학자로 유명한 분이다. 고릴라 분야는 어떤가? 제인 구달이 아니다. 재밌게도 제인 구달과 동갑의 000 출신의 다이안 포시(Dian Fossey)이다. 제인 구달이 여성스럽고 성공한 이미지라면, 다이안 포시는 큰 키와 포스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전사의 이미지다. 제인 구달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전한 원숭이, 침팬치를 대상으로 아프리카 연구소에서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던 제인 구달에 비해 다이안 포시는 험악한 괴력의 고릴라를 대상으로 연구하며 아프리카 야생에서 연구하며 밀렵꾼과 부패한 정부를 대상으로 항거하다가 비명횡사한 사람이다.

두 번째 인물은 샤넬 넘버 5의 제작자이다. 샤넬 아니냐고? 에르네스트 보라는 러시아 출신의 조향사이다.

세 번째 인물은 포르노 배우 출신의 정치인 치치올리나이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낯설지만, 1990년 전후로 해외토픽 뉴스를 보던 사람들이라면 알 수도 있는 인물이다.

이런 식으로 26명의 기상천외한, 일부는 알기도 하지만, 대부분 전혀 몰랐던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소개되며 <인물별 주요 이력, 관련된 다른 얘기, 그래서 결론은>의 형식이다. 솔직히 린제이 로한, 아담 드라이버 등 몇 몇 챕터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고, 히틀러의 홍보영화를 만든 레니 리펜슈랄이나 패션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테리 리처든슨의 작품에 대한 논의는 깊게 고민해 볼 만한 주제였다.

 

맺음말

세상에 잘 나고, 훌륭한, 성공한 사람도 많은데 뭐 이런 것 읽냐고 물어 본다면 할 말 없다. 이 책을 읽는 지금, 낯선 체험을 돈주고 나가서 하는 행위, 즉 여행을 하고 있기 떄문이다. 왠지 여행에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하여 골랐을 뿐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서전, 위인전, 회고록은 무척 낯 간지럽지만, 어떤 주제로 낯선 인물들을 소개하는 책이라 여행 중 가볍게 읽기 좋을 뿐 이다.

완독 시점 머물던 길리 숙소 수영장에서 책의 표지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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