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머리 꼬맨 후 갈비뼈 골절된 이야기

2018. 1. 29. 22:51Diary


"겨울은 모진 계절"

3년전, 보드 사고로 경추 손상 후 목뼈 수술을 한 것이 겨울이었습니다.

매년 겨울이면 보드 타고 싶어 설레지만, 반대로 겨울 빙판이 무섭기만 합니다.

하지만 술 한 잔 마시고 나면 왜 그러는지... 매번 아슬아슬 했는데... 이번엔 기억도 안 나는데 넘어지고 머리가 찢어져서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간혹 기억 나는 것은 의사와의 대화. 하지만 이내 잠을 못 이기고 머리를 꿰매면서도 잠이 들었습니다.


"그 날의 기억"

1/5, 프로젝트 끝나고 가벼운 마음으로 회식에서 달렸습니다. 참치 먹고 맥주 마시고, 소주를 많이 마셨죠.

1/6, 새벽 3시쯤 응급실에 실려 왔는데 어떻게 왔는지 모릅니다. 사고 발생 지점은 강남역인데 근처 병원이 환자가 많아서 순천향병원으로 이송 됐다고 합니다. 머리 CT 찍고, 큰 바늘로 5바늘 꿰맨 후 와이프가 택시 태워 귀가 시켰다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1/8, 순천향 병원 신경외과 외래 소독을 갔는데 의사의 불친절함과 싸가지 없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CT 결과 이상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 목뼈는 이상 없는지 보지도 않은 그들의 안일함과 병원 시스템, 의료진은 마이너스.

1/9, 외사 근처 기대찬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 및 소독, 목의 경우 별 다른 이상 소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수술이 잘 되신 것 같은데 관리 잘 하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후 평일 매일 소독, 1/13에는 방화 정형외과에서 실밥제거를 했습니다. 일주일만에 뽑더라구요. 솔직히 조금 빠른 것 같아서 놀랐는데 일반적으로 실밥뽑는 기간은 그런 듯.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허리, 목이 약간의 측만증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1/19, 오후 9시쯤, 논현동 꽃새우집에서 의자에 놓은 책 때문에 살짝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갈비뼈가 뿌러졌습니다. 우측 7번. 뿌러지기 힘들다고 기대창 정형외과 선생님이 말씀하시던데... 다행히 큰 통증은 없지만 몹시 불편해서 목의 통증이나 저림을 느낄새가 없는 요즘입니다. 갈비뼈 골절에 좋은 음식, 치료법 등이 딱히 없더라구요. 가만히 있는 것 외에는. 뼈가 붙는데는 6주 정도 생각해야 한다고 하니... 2월 초 동남아 휴가는 물 건너 갔습니다.


(2018.4.21 추가 시작)

사진처럼 뿌러진 갈비뼈의 유격이 아직도 보입니다. 하지만 뼈가 성장함에 따라 이전에 비해 뿌러진 부분이 무뎌졌고, 뿌러진 사이도 희끄무레해진 것이 보입니다.

(2018.4.21 추가 끝)


'몸 관리 잘 해서 허리, 목을 이쁘게 펴야겠다', '앞으로 술은 조심하자' 라는 생각이 드는 2018년 입니다.

괜히 몸도 막 저리고 목뼈 이상 생긴 거 아닌가 걱정이 됐는데 이상 없다니 걱정은 접어두고 재활에 집중하겠습니다. 


"병을 이기는 법"

큰 수술을 하고 나서 나름 몸 걱정, 무서운 것도 많이 생겼습니다.

요즘도 자다가 숨을 못 쉬는 꿈에 깨기도 합니다. 일종의 트라우마인데 제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조차 못 했는데 그렇더라구요.

아프다고 생각하면 아프고, 아프던 곳도 새로운 곳이 아파지면 잊게 됩니다. 어쩌면 병은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굳센 마음, 건강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마음, 아팠고 아프다는 기억은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병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조금 더 저리고 남들 보기에는 모르지만 균형이 불안해졌다고 느끼는 요즘, 하지만 매년 더 힘차고 멋지게 살아가려구요.

조만간 신경재생수술로 완치가 가능하고 생명연장도 가능할 텐데 이깟걸로 좌절하기는 싫거든요. 

다들 건강&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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